의병장 민긍호선생 외고손자
Newsroh=노창현기자 newsroh@gmail.com
카자흐스탄의 피겨영웅 데니스 텐의 장례식(葬禮式)이 수많은 시민들이 운집한 가운데 21일(현지시간) 알마티의 발라샥 스포츠센터에서 엄수(嚴修)됐다.
빙상장이 있는 이곳에서 시민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엔 무려 2만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스물다섯 꽃같은 나이에 숨진 그들의 영웅을 애도(哀悼)했다. 장례식은 오전 9시였지만 아침부터 조문객들이 너무 많이 와서 시내에 있는 꽃집에 꽃들이 동날 정도로 추모 열기가 뜨거웠다.
데니스 텐을 추모하는 카자흐 사람들 photo by 김상욱
데니스 텐은 4대륙선수권 금메달, 소치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카자흐의 피겨영웅이자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졌다.
그는 구한말 의병장 민긍호(閔肯鎬.∼1908) 선생의 외고손자로 카자흐땅에 뿌리내린 고려인들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그의 성 텐은 한국의 정(丁)씨를 러시아에서 쓰는 키릴 문자로 표기한 것이다.
텐은 6살 때 피겨를 시작해 2004년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훈련을 해왔고, 2008년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카자흐스탄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텐은 지난 19일 자동차 백미러를 훔치려는 남성 2명과 몸싸움을 하다 흉기에 찔려 과다 출혈로 숨졌다. 현재 용의자들은 모두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매체인 한인일보의 김상욱 주필은 “데니스 텐은 단순히 재능과 실력만이 아니라 인품과 끈기와 그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과거 우리의 부모 세대가 1937년 강제이주 당했을 때 중앙아시아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 분투했던 근면과 성실성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는 카자흐 국민들과, 특히 고려인들에겐 진정한 영웅이었다. 그래서 고려인 동포사회가 크게 애통해하고 비탄에 빠졌다”고 전했다.
김상욱 주필은 “고려일보 국장을 지낸 겐나지 선생이 장례식을 참석하고 난 뒤에 ‘데니스와 같은 영웅은 앞으로 당분간 우리 곁에 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하더라”고 덧붙였다.
데니스 텐은 2008년 12월 고양시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했을 때 의병장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는 생전에 원주에 있는 민긍호 선생의 산소에서 두 개의 돌을 줏어와 항상 호주머니에 넣고 다녔다고 한다. 경기에 출전할 때 ‘나는 항일 의병장의 손자다. 더 대범하게 더 담담하게 더 잘해야 된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며 항일 독립운동의 후예라는 자긍심(自矜心)을 갖고 있었다.
김상욱 주필은 “데니스를 만났을 때 자기는 할머니가 끓여준 미역국이 제일 맛있다고 말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국민적 스타였지만 늘 겸손하고 가족 사랑이 넘치는 티없이 맑은 젊은이였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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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데니스 텐 민긍호의병장 묘소참배후 자긍심
1993년 알마티에서 태어난 데니스 유리에비치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약한 민긍호의 후손이다. 그의 할머니 알렉산드라 김은 민긍호의 외손녀이다.
카자흐스탄의 소수 민족인 고려인으로 성장한 데니스 텐은 어린 시절부터 스케이트를 탔다. 음악 활동도 병행, 합창단원으로도 활동했으며, 2002년 부산에서 열린 합창 올림픽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전문적인 피겨 지도를 받기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주했다. 2006년, 12세의 어린 나이로 카자흐스탄 선수권에서 우승했다. 2006년~2007년 시즌부터 카자흐스탄 대표로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2008년 벨라루스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골든링크에서 우승, 카자흐스탄의 남자 선수로 처음 국제 스케이팅 연맹이 주관하는 경기에서 메달리스트가 되었고, 대한민국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참가해 5위에 올랐다. 2009년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8위, 2010년 대한민국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 대회에서 10위를 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 참가해서 11위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와 알마티에서 열린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 피겨스케이팅 남자 프리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여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2년과 2013년 시즌에 기량이 급성장, 2013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며, 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입상했다.
2014년 동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여, 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 2015년 대한민국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했다. (자료 위키피디아)
데니스 텐은 어린 시절 고조할아버지 이야기를 마치 동화처럼 들었다고 고백했다.
“할머니와 이모 할머니는 우리 형제, 사촌들에게 민긍호 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당시에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옛날 이야기처럼, 마치 요즘 사람들이 슈퍼맨 이야기를 듣듯 들었습니다. 마치 재미있는 동화 같았습니다.”
2014년 4월 10일, 그는 민긍호 의병장의 산소 사진을 올려놓고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다.
"In Wonju, visiting my great-great grandpa's tomb. So honored and proud to be born as the descendant of the Korean general Min Geung-ho. He fought for Korean independence in the 1900s and is said to have won a hundred battles. In 1962 he was posthumously awarded the Republic of Korea Medal of Order of Merit for National Foundation, the most prestigious civil decoration in the Republic of Korea, for his efforts for Korean independence. I visited the grave in 2010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It happened to be right before the Olympic Games in Vancouver. Since then my life completely changed and today's visit left totally different impressions on me. He is the real Hero. And it is indeed a huge responsibility to carry his genes & moreover to meet expectations. Dear Grandfather, I dream to become as great as you were some day."[11]
민긍호 "원주에서 내 고조할아버지의 무덤을 방문했다. 한국인 장군 민긍호의 자손으로 태어나 대단히 영광이고 자랑스럽다. 그는 1900년대에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백번이 넘는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전해진다. 1962년, 그는 한국독립에 기여한 공으로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추서되었다. 나는 2010년에 이 무덤에 생애 처음으로 방문했다. 벤쿠버 올림픽이 열리기 바로 직전의 일이었다. 그때부터 내 삶은 완벽히 바뀌었는데 오늘의 방문은 완벽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는 진짜 영웅이다. 그리고 그의 피가 내게 이어지고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은 내게 정말 큰 책임이다. 할아버지, 내가 언젠가 당신과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길 꿈꿉니다." (2014 올댓 아이스쇼에 참석한 데니스 텐의 인터뷰 기사 중 발췌.)
"독립의병장이셨던 외고조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할머니와 어머니를 통해 꾸준히 들었습니다. 2011년 미국으로 훈련지를 옮겼는데 그 때부터 한국 역사에 대한 지식을 많이 공부했죠. 외고조부가 얼마나 대단한 분이신지를 알게 됐습니다. 그 분으로 받은 영향이 저를 강하게 만들었어요."
"외고조할아버지가 독립의병장이라는 얘기는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꾸준히 들었어요. 하지만 한국 역사를 공부하면서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를 알게 됐죠. 원주에 있는 외고조할아버지의 묘역을 처음 찾았을 때는 강렬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통해 그 분을 더욱 존경하게 됐죠." (자료 나무위키)